군 당국은 경기 파주 인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을 북한군의 의도적 도발로 규정했다. 이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는 합동조사단이 사건 현장 출입문 주변에서 발견한 용수철과 나무 파편 등 43점이다. 잔해를 분석한 결과 모두 북한 목함지뢰 재료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한군의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난 대목은 출입문 주변의 지형이다. 주변 바닥의 흙 재질은 물이 잘 빠지는 마사토였다. 떠내려오는 물체가 땅 밑으로 묻히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해당 지역은 출입문을 중심으로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다. 그래서 안영호 합동조사단장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지뢰가 떠내려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유실됐다면 추진철책 일대에 흙이 쓸려 와 쌓였거나 나뭇가지가 같이 떠내려왔을 텐데 그런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출입문을 지날 때 밟을 수밖에 없는 위치를 의도적으로 골라 북한군이 몰래 지뢰를 설치하고 흙으로 덮었다는 얘기다.
목함지뢰는 출입문 북쪽 40cm 지점과 남쪽 25cm 지점에 있었다. 출입문 왼쪽 위아래엔 자물쇠가 1개씩 있다. 아래 자물쇠가 있는 곳은 바닥에서 10여 cm 윗부분에 설치돼 있다. 안 단장은 “아래 자물쇠 위치가 남쪽 폭발지점과 매우 가깝다. 만약 북한 목함지뢰가 유실된 것이었다면 선두에 나섰던 김모 하사가 맨 처음 나갈 때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은 잡히지 않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도발) 근거에 대해 유엔사 군사정전위 측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용수철과 공이 등이 녹슬지 않아 최근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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