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감금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누나 김설송(44세 추정)이 북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세종 프레스포럼 플러스’에서 “신뢰할만한 대북 소식통에 의한 것”이라며 “김설송이 최근 수년간 김정은의 측근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듦으로써 주요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설송은 김정일과 둘째 부인인 김영숙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정일의 첫 부인인 성혜림이 낳은 김정남과, 세 번째 부인 고영희가 낳은 김정은과는 이복남매 관계이다. 외부에 공개된 적 없는 김설송을 두고 그동안 ‘숨겨진 실세’라는 설과 권력 구도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설이 엇갈렸다. 특히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에는 ‘다음 타깃’이 될 거라는 추측과 함께 김정은에 의해 감금됐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정 실장은 소식통을 인용,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모든 일이 김설송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김정은에 대한 대안 세력이 성장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 실장은 “간부들 사이에 ‘원수님의 모든 일이 누나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누나가 승인한 것이냐?’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며 “특히 올해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인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해임되면서 파워 엘리트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이 더욱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계기로 정점에 달했던 김정은의 영향력이 이후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이 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김정은의 실각이 북한의 급변사태와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이 실각하고 개혁적인 정권이 출범한다면 북한 비핵화 논의는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미리 수립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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