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소식통 “이견 조정 역할” 엠브레흐츠 대사는 “얘기할수 없어”
‘천리마 민방위’는 다국적자 조직… 장성택 처형이후 만들어진 듯
김한솔의 도피를 도왔다고 알려진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대사는 9일 서울 시내에서 일본 NHK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질문을 받고 “아무것도 얘기할 수 없다”며 사건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로 보아 그가 김 씨 도피를 도왔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북한 대사도 겸하고 있는 엠브레흐츠 대사는 “나와 네덜란드 정부도 (천리마 민방위) 홈페이지에 게재된 김한솔의 동영상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한솔이 어느 나라에 정착할지를 놓고 천리마 민방위 그룹 안에서 이견이 있을 때 엠브레흐츠 대사가 중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역시 김한솔 도피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관 상황을 모른다”고 답해 지원설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한솔의 도피 과정과 현재 도피처는 오리무중 상태다. 마카오에 머물던 김한솔이 13일 아버지 김정남이 피살된 후 대만을 거쳐 네덜란드로 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대만 출입국 업무를 관장하는 허룽춘(何榮村) 이민서장이 9일 입법원 보고에서 김한솔이 대만에 입국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경유 가능성까지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쯔유(自由)시보가 전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9일 서울에서 열린 일본 특파원 대상 기자회견에서 “(김한솔 역시)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김한솔의 프랑스 유학 시절 친구 등을 통해 “김한솔이 자신의 모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닫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페이스북에서 찾지 못하도록 최근 친구들에게 태그 해제를 부탁했다”고 전했다.
대북 소식통은 “천리마 민방위란 이름은 김한솔 동영상 게시를 위해 급조한 것이긴 하지만 이들의 정체는 미국과 중국 등 여러 나라 국적자들로 이뤄진 세계적 커넥션”이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 이후 북한에 관심 있는 유력 인사 중심으로 구성됐고, 여러 나라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비밀리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한솔 가족도 이들의 실체를 알고 도움을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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