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아버지의 시신을 북한에 넘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일 복수의 말레이시아 수사담당 간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한솔은 이같이 요청하며 자신의 DNA 샘플을 말레이시아 경찰 측에 제공하는 등 시신의 신원 확인에 협조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김한솔은 “신변 위험 때문에 시신을 인수하러 갈 수가 없다. 시신은 화장을 했으면 좋겠다. 화장 방법과 유해 처리는 말레이시아 측에 맡긴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시신을 작은아버지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에 넘겨주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호소했다는 것이다. 그의 요청은 3월 상순 경 말레이시아 정부 고관들 사이에 공유됐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3월 상순 신원확인을 위한 협력에 응한 김한솔 등 근친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DNA 샘플 여러 개를 채취했다. 이를 토대로 감정을 거쳐 시신이 김정남인 것으로 확정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금까지 김한솔의 협력을 밝히지 않아왔다.
한편 시신 인도를 요구하던 북한은 3월 7일 북한에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관 11명의 출국을 금지하며 사실상 인질로 삼았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도 북한 외교관의 출국을 금지하며 양국간 갈등이 커졌다.
그러자 말레이시아 언론이 자국민의 안전이 위협당하는 상황에 대해 자국정부의 외교력을 의문시하기 시작했다. 비판을 우려한 말레이시아 정부는 3월 13일 북한 측과 협의를 시작했고 인질의 귀국을 우선해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신문은 이 교섭과정을 아는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시신의 조직 조각까지도 가져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두 차례의 방부처리를 한 김정남의 시신은 3월 31일 항공기편으로 평양에 반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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