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남북정상회담 추진 여부 공개석상서 말 못해”
金국방 “北 내달 키리졸브 훈련 전후에 도발 가능성”
김황식 국무총리는 25일 “대화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개방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면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광범위한 (남북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느냐’는 민주당 장세환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총리는 이어 “지금은 (정상회담의)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정상회담 추진 시도가 있는지 없는지는 공개된 자리에서 밝힐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공개로 말할 수 있느냐’는 장 의원의 추가 질문에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의 같은 질문에도 “공개된 장소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해 현재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게 했다.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회담을 위한 회담’은 없다”며 “잇단 도발에 대한 사과도 받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청와대 일각에서는 남북간 산적한 현안을 ‘빅딜’하려면 정상회담만한 카드가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여러 정황을 종합 분석할 때 올봄은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시기”라며 “3월 키리졸브 훈련 전후에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열리는 키리졸브는 북한의 국지 도발과 급변사태에 대비해 미국 항공모함과 2300여 명의 미군 병력, 한국군 사단급 이상 부대가 참가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이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북한은 앞으로 핵을 등에 업고 재래식 도발을 거듭하는 ‘핵 그림자’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미국의) 핵우산은 필요하지만 핵우산이 북한 핵을 폐기하기 위한 협상 카드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총리는 “북한의 핵 보유에 대응해 우리가 핵을 보유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김 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시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검토할 수 있느냐”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질문에 “핵실험 시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주한미군은 전투기 투하 핵폭탄과 미사일용 핵탄두 등 200발가량의 핵무기를 1991년 9월 전량 철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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