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회동 ‘여행경비’ 줬을 가능성
과거 접촉때도 北 요구해와… 정부 당국자는 “사실무근”
북한은 1일 남북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물밑 접촉에서 남측 인사들이 돈 봉투로 자신들을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말하는 ‘돈 봉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양측 인사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물밑 접촉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된 사안을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 “남측이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만나 이 문제를 결속하자, 그리고 정상회담 개최를 빨리 추진시키자고 하면서 돈 봉투까지 거리낌 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고 꾀하다가 망신을 당하였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황당한 이야기다. 그런 것 없었다”고만 말했지만 당시 베이징 비밀접촉에 나섰던 남측 관계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 보도의 문맥을 볼 때 정부가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사정을 감안해 말레이시아에서 추가 접촉을 가질 것을 제안하며 그 경비를 지급하려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 액수도 비행기 티켓 가격과 숙박비 정도로 많아야 수만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 남북 접촉 때도 관행적으로 북측의 여행경비를 남측에서 대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업무를 맡아 북한과 자주 접촉했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남한과 접촉할 때 선호하는 대표적인 제3국이 싱가포르 또는 말레이시아”라며 “과거 그런 회의가 열릴 때마다 북측 인사들이 일비를 노골적으로 요구한 경우가 많았고, 한국을 방문할 때도 중국을 경유하게 되면 숙박비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남측이 건넨 돈 봉투가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대가의 일부이거나 대북 경제지원 약속의 선불조로 지불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당시 정황으로 미뤄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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