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盧 NLL포기 발언’ 인정한 셈… 후폭풍 거셀듯

■ 정문헌 의원 무혐의 처분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왔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을 놓고 벌어진 여야 간 공방이 검찰 무혐의 처리로 마무리됐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직접적인 사실 관계 판단을 피하면서도 “정문헌 의원의 발언이 (노 전 대통령의 발언과) 기본적 취지가 일치한다. 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해 사실일 개연성이 크다는 점을 에둘러 밝혔다.

그러면서 정 의원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경북 김천)과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NLL 포기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해 민주당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지만 무혐의 처분됐다. 검찰은 “2007년 8월 18일 노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비서실장, 김만복 전 국정원장, 김관진 전 합참의장 등이 참석한 남북 정상회담 준비회의에서 NLL 평화정착 방안이 의제로 상정돼 논의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는 점을 무혐의 근거로 내놓았다.

민주당이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고발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천 수석은 지난해 10월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보유한 정상회담 대화록을 봤다”고 말해 고발됐다. 그러나 검찰은 “천 수석은 1급 비밀취급인가를 갖고 있고 국가정보원장 승인을 받고 공무를 위해 법적 절차에 따라 국정원의 공공기록물을 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에 대화록 제출을 거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피소됐지만 역시 무혐의 처분됐다. 검찰은 “국정원장은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고 국가안보 등에 관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직무를 유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무고로 맞고소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정 의원 고발은 이 전 대표가 아닌 민주당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정 의원에 대해 비밀로 분류된 대화록 내용을 공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는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소·고발된 사안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수사했기 때문에 다른 혐의가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