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북한 인권결의 처리뿐 아니라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10월 2∼4일) 준비 과정에서도 소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정상회담 발표가 이뤄진 2007년 8월 8일 청와대 조찬 회의에 도착하고서야 정상회담 날짜까지 확정된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앞서 송 전 장관이 7월 30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출국한다고 보고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송 장관도 잘 모르고 있겠지만 남북관계를 좀 진전시켜 보려고 정상회담에 대해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7월 29일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비공개로 방북해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장과 날짜를 협의했고 8월 3일 노 대통령이 그 결과를 수락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추진 팀은 이를 내가 미리 알 경우 정상회담과 비핵화 속도를 맞추도록 미국과 주장해 일정 추진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8일 청와대 회의 후 송 전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국 국무장관에게 급히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다며 “라이스와의 통화 때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무리 늦어도 대통령이 결심한 직후에는 (미국에) 알려주는 게 당연했다. 그간 한미 협의에 비춰 볼 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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