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CVID 비핵화’ 못박은 문재인 대통령-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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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北 완전 비핵화 의지 표명… 미군 철수 요구안해”
트럼프 “北, CVID 방식 비핵화 달성땐 밝은 길 있다”
北 “중대 시기, 새 정책 결정” 20일 노동당 전원회의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후보자 등에게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은)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종식, 그 다음에 자신에 대한 안전보장 그것을 말할 뿐”이라며 “그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지금 북-미 간 회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폼페이오 후보자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가운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그 대가로 미국에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얘기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라든지 평화체제, 북-미 관계 정상화 또는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서 국제적으로 돕는다든지 하는 식의 원론적인 합의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 목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것인가, 이 방안들은 (합의가) 쉽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북-미 간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단 기간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과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 간에 여전히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비핵화(CVID)’를 달성하면 북한에는 밝은 길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면 (회담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회담에서 결실이 없으면 회담장을 떠나 우리가 해온 것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하고 핵 관련 정책기조 변화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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