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군사적 긴장완화의 첫 단계로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정상이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에서 상호 비방 중단을 전격 선언할 경우 최우선 조치로 이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MDL 인근 최전방 지역 10여 곳에 30여 대의 고정식과 이동식 대북 확성기를 배치 운용하고 있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을 계기로 11년 만에 재개됐다. 이후 같은 해 8·25 남북합의로 중단된 뒤 4차 핵실험(2016년 1월)으로 전면 재개됐다. 북한도 같은 시기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 확성기 방송을 ‘전면전 선포’로 간주하고 인근 지역에 포격 도발(2015년 8월)을 감행하는 등 군사적 공세와 협박을 반복했다. 남북 당국 간 접촉이나 회담 때마다 ‘최고 존엄’을 비방하는 방송 중단도 거듭 요구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확성기 방송에서 김정은 비판 수위는 낮아졌지만 대북 심리전 효과는 여전히 크다고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북한군 병사들이 잇달아 MDL을 넘어 귀순한 것도 확성기 방송이 주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상회담 당일에 순조로운 일정 진행과 화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남북이 확성기 방송 중지에 합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정부 당국과 군 차원에서 관련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이 열리면 우리 군은 MDL 무단 침입과 지뢰 매설, 무인기 침투 등 최전방 지역에서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를 북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함한 해상경계선 획정 문제를 집중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군 수뇌부 간 직통전화 설치 △MDL 일대 무력증강 금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 등 과거 군사 분야 합의 내용에 대한 포괄적 논의도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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