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1]
육해공-전통의장대 50∼75명 도열… 트럼프 방한때 370명과 큰 차이
軍 당초 ‘김정은에 경의 표시’ 부정적… 평양회담 전례 고려 ‘축소 진행’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한국군 의장대를 사열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군을 사열하는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3군(육·해·공군) 의장 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다만 판문점이라는 지형적 제한 사항을 고려해 축소된 의장 행사로 실시될 예정이다.
군 당국은 과거 1, 2차 남북 정상회담의 전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공식 환영 행사로 인민군 의장대 사열을 진행했다. 두 차례 모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안내하고 주관했다. 남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해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은 없었다.
이번 사열도 국기 게양이나 국가 연주는 생략한 채 약식으로 진행된다.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에는 무기 반입이 제한돼 예포 발사도 하지 않는다. 50∼75명으로 구성된 육·해·공군 의장대 병력과 전통의장대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양쪽으로 도열해 있다가 김정은이 MDL을 넘어오면 회담장(평화의집) 옆 주차장으로 이동해 사열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정은이 사열을 하는 동안 군 취타대는 ‘아리랑’을 연주한다. 의장부대는 청와대와 정부, 수도권 행사 등을 담당하고 있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소속 의장대, 군악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청와대에서 진행된 의장 행사에 의장대와 군악대 등 370여 명이 참가한 것과는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
당초 군내에선 김정은의 사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에 대한 공식 사과 없이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우리 군이 경의를 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기류가 강했다. 군 당국도 의장대 사열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회담이 가까워지자 약식으로 진행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수십 명의 전통의장대만 참가하기로 했다가 규모를 더 늘려 각 군 의장대까지 참가하는 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우리 군 장병들이 희생된 숱한 도발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이나 사과 없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한국군을 사열하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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