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땐 역사에 기억될것”, 개설 26일만에 10만명 넘기자
“北정권 끝날때까지 협정 안돼”, 26일까지 1만6000명 맞불청원
27일 오프라인선 찬반 집회 예고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맞아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가 시끄럽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 세력이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팽팽한 세(勢)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한반도 평화협정 촉구’ 청원이 올라온 건 지난달 15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동의했고 평화를 위한 용기에 감사드린다”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항구적인 평화협정이 이뤄진다면 역사에 오래 기억될 것” 등의 내용이다. 미국 내 한인이 쓴 것으로 보인다.
개설 26일째인 9일 10만 명이 청원에 참여했고 26일 현재 11만 명에 육박했다. 30일 이내에 10만 명이 참여하면 미국 행정부는 60일 내에 공식적인 검토 후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청원은 좋은벗들 미국지부와 평화재단 등의 주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평화재단 관계자는 “1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했다는 것은 평화협정 체결을 지향하는 남북 정상회담을 찬성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평화협정 찬성 청원이 10만 명을 넘긴 다음 날(10일) 이른바 ‘맞불 청원’이 등장했다. ‘북한의 독재정권이 끝날 때까지 평화협정은 없다’는 제목의 청원이다. “북한과의 평화 조약은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것이고 한국은 베트남전과 같은 재앙의 역사를 겪을 것”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충분히 다뤄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청원에는 1만6000여 명이 참여했다. 보수단체 등도 SNS를 중심으로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26일 “(백악관 청원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핵심 이해당사자인 미국의 동의를 얻으려는 움직임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직결된 만큼 국민들 역시 국제적 이슈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프라인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 회원 수십 명이 ‘위장평화 정상회담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4일부터 매일 집회를 열고 있다. 회원들은 “평화를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이 더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남북 정상회담 당일도 양측의 집회가 이어진다. 27일 오전 10시 메인프레스센터가 있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앞에서 고양시민연대 등 20여 개 시민단체 회원 200여 명은 ‘남북 정상회담 성공 기원’ 환영 집회를 연다. 참가자들은 한반도기 200장을 끈으로 연결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후 1시 30분 파주시 임진각에선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 200여 명이 ‘4·27 김정은-문재인 판문점 회담 평화 가장 대사기극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집회 후 임진각에서 통일대교까지 행진을 벌일 계획이어서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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