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그림자처럼… ‘비서실장’ 김여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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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곁 항상 지켜… 회담도 배석
“남쪽에선 아주 스타 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얼굴 빨개져

꽃다발 챙기고… 펜 건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대성초등학교 학생에게서
 받은 환영 꽃다발을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 사진 왼쪽)에게 건네고 있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하기 전
 만년필을 챙겨주는 등 그림자 수행을 했다. 판문점=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꽃다발 챙기고… 펜 건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대성초등학교 학생에게서 받은 환영 꽃다발을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 사진 왼쪽)에게 건네고 있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하기 전 만년필을 챙겨주는 등 그림자 수행을 했다. 판문점=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27일 친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그림자처럼 보좌했다. 사실상 비서실장으로서 김정은의 진짜 측근이 누구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 수행단과 차례로 인사할 때 경직된 표정을 지은 일부 북측 인사들과 달리 “반갑습니다”라고 웃으며 악수했다. 김여정은 김정은이 환영 행사에서 아이들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전달받았고, 김정은이 방명록을 작성할 땐 만년필을 직접 건넸다. 의장대를 사열할 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밀치며 자리를 잡기도 했다.

김여정은 정상회담이 시작되자 김정은 바로 좌측에 배석해 ‘오빠’의 발언을 수첩에 꼼꼼히 적기도 했다. 당초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마주 앉는 회담 메인테이블에 14개의 의자를 준비했지만 6개의 의자만 사용했다. 북측이 배석 인원을 대폭 줄이면서, 우리 측도 그에 맞춰 인원을 줄였다고 한다.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에서도 북측에선 9명의 수행원 중 김여정과 김영철만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을 비롯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까지 배석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여정 에피소드’도 화제가 됐다. 남북 정상 간 오전 환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을 가리키며 “남쪽에선 아주 스타가 돼 있다”고 말했고 김여정의 얼굴이 빨개졌다고 한다.

김여정의 소속이 당 선전선동부인 것도 이날 확인됐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환담하면서 “김여정 부부장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란 말을 만들었다”고 말해서다. ‘만리마(萬里馬) 속도전’이란 김정은이 주민들의 경제건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로 이러한 선전선동 작업은 대부분 당 선전선동부에서 수행한다.

판문점=공동취재단 /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북 정상회담#김여정#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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