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선점효과 겨냥 TF구성… 현대, 경수로 등 과거경험 자산
대림-GS 등도 수요폭발 기대
“정부 사업보장까지 기다려야”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북한 인프라 사업이 국내 건설업계에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사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관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전략기획본부 내에 TF 형태의 북방사업지원팀을 꾸렸다. 기존에 대북 정보를 담당하던 인력과 과거 대북사업에 참여해본 직원들을 중심으로 7∼10명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현대건설과 함께 북한 경수로 건설에 참여했다.
북한 해주에 조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하는 등 1990년대부터 대북사업을 진행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상징성이 크고 선점 효과가 중요한 만큼 TF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대북사업 경험이 가장 많아 경협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클 건설사로 평가받는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1998∼2008년 북한에서 진행한 사업은 경수로 건설, 금강산 관광지구 조성, 개성공단 변전소 건설 등 약 7096억 원 규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관심은 많지만 우선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진행 사항을 지켜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사업 준비가 구체화하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북사업 경험은 없지만 인프라 사업에서 강점을 가진 대형 건설사들도 관련 사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남북 협력사업이 시작되면 도로, 철도, 전력 등 각종 인프라부터 공장, 주택 개량 사업 등 건설 수요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2013년 북한의 인프라 개선 사업 규모가 노후 철도 및 도로 개선, 철도와 도로 신설, 항만 및 공항 시설 현대화 등 43조9977억 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우리 기업에 유리한 프로젝트만 선별해도 27조9131억 원 규모였다.
LH토지주택연구원의 ‘북한 주택사업 중장기 전략 연구’에 따르면 북한이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하기 위해선 2040년까지 1200만 채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만으로 북한 사업에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추진했던 사업들이 대부분 정치적 리스크로 중단됐다. 정부가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내놓고 사업 추진을 보장할 확실한 시그널을 주기 전까지는 기업이 먼저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