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계 평화위한 핵군축”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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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과 6월 정상회담 취소]핵무기연구소 ‘풍계리 폭파’ 발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하였다.”

24일 저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내고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시간은 명확하지 않지만 5개국 공동취재단이 원산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핵실험장 폭파 사실을 알린 직후로 추정된다. 북한은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로 붕락시키고 갱도 입구를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앞두고 줄곧 제기돼온 방사성물질 누출 우려를 의식한 듯 “방사성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2개 갱도(3·4번 갱도)는 임의의 시각에 핵시험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국제기자단이 확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미 사용불능 상태가 된 핵실험장을 형식적으로 폐기하는 ‘폭파 쇼’일 뿐이라는 일각의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어 이번 핵실험장 폐기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북한의 주도적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혀 향후 비핵화 방법론을 중심에 둔 북-미 갈등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가 완전한 핵폐기로 가는 첫 단계가 아니라 핵동결 또는 북-미 간 동시 핵군축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시사한 셈이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날 폭파가 모두 마무리된 오후 4시 17분 전부터 풍계리에서 폭파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 전후 군과 정보당국 내부에선 “풍계리에서 이상 기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확산됐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핵실험장 폐기가 시작되거나 아예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발표가 나와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청와대는 핵실험장 폭파가 마무리된 직후인 오후 4시 20분경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임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세계 평화#핵군축#과시#풍계리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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