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의장단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표가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초청을 거절한 것을 ‘당리당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국회 회담의 단초를 여는 좋은 기회로 삼아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에서 중진 정치가 사라지고 이젠 좀처럼 힘을 합하는 장면을 보기가 어렵다”며 “(현재) 주요 정당 대표는 우리 정치의 원로급 중진이다.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문희상 국회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과 비용추계서를 의결해 국회에 송부했다. 정부는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 산림협력 등 판문점선언 이행 비용으로 2986억 원이 추가되어 내년도 예산에 총 4712억 원의 남북협력기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야당 간의 대치는 더 격화되고 있다. 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정상회담 평양 동행은 설득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손학규 대표는 방북 동행 초청에 “상당히 놀랐고 언짢았다. 이건 기본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방북 초청에 응하기로 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번 제안 과정에서 (청와대가) 충분한 사전 조율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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