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평양 남북 정상회담 홍보에 적극 나섰다. 서울시는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그리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18∼20일 정상회담을 생중계하며 광화문광장엔 판문점 도보다리를 재현하는 구조물을 설치한다. 25개 구청 외벽엔 대형 한반도기를 걸며, 시가 운영하는 3만3000개의 영상 게시판에 성공 기원 문구를 내보내고 지하철역 57개 광고판엔 한 달 동안 남북 정상의 악수 모습을 내보내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 전역에 평화 분위기를 확산하고 시민과 함께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 누구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긴장 완화의 진전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엄연히 독립적인 지방정부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행사에 이처럼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동원해 홍보에 매진하는 건 드문 일이다.
이번 평양 회담에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동행하는 박 시장은 ‘서울∼평양 간 포괄적 교류협력’ 등 남북문제에서도 전면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의 엄중한 현실을 감안할 때 지자체가 흥분해서 앞장설 상황은 아니다. 박 시장 개인의 통일관을 시정에 과도하게 투영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권위주의 시절 대통령 행사를 추켜세우는 듯한 홍보 방법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박 시장이 7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불쑥 내놓아 소강상태였던 부동산시장을 들쑤셔 놓았을 때 대선을 겨냥해 선심성 계획을 내놓은 것이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이번 서울시의 과잉 홍보 역시 여당 지지층 내에서의 입지 강화에 골몰한 산물이라는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