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이날 2시간16분 가량 진행된 만찬에 앞서 선물을 주고받았다. 우리 측은 가로 420㎝·세로 930㎝ 크기의 대동여지도를, 북측은 문 대통령·김 위원장의 모습을 담은 유화그림과 풍산개 사진을 준비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그동안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튿날 오찬도 두 정상 부부가 함께 한 가운데 평양 옥류관에서 진행됐다. 이때는 4·27 정상회담 때 남북의 가교 역할을 한 평양냉면을 비롯해 잉어달래초장무침, 삼색나물, 록두지짐, 자라탕, 소갈비편구이, 평양랭면 등이 상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오찬을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정상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품을 선물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 손님들이 다 랭면(냉면) 소리하면서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라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판문점 정상회담 때)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 뚝딱(했는데)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번째 식사는 같은 날 평양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다. 당초 문 대통령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방북한 경제인들을 위해 이날 만찬 자리를 준비했지만, 김 위원장이 뒤늦게 참석 의사를 밝혀 또 한 번 두 정상 부부의 식사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면 주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식당을 찾았다. 특히 대동강수산물식당은 김 위원장이 ‘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봉사기지’라고 칭한 바 있다. 인기요리는 철갑상어회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건넸고,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정상 부부가 식당 내부를 둘러볼 때 시민들은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고 울먹거리는 이도 일부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 백두산 천지를 둘러본 뒤 삼지연초대소에서 김 위원장 부부와 마지막 식사를 했다. 이후 인근 삼지연공항에서 출발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며,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로써 두 정상 부부는 사흘간 4번의 식사를 함께 하게 됐다. 두 정상 간 신뢰는 물론 친밀도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정상 부부가 맛본 북한 음식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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