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조치를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이 바라는 상응조치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에서 북한이 바라는 ‘상응조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복잡하다. 상응조치야말로 핵심사항”이라면서 “진지한 협상 속에서 북미 양측이 원하는 것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상응조치는 종전선언과 6·12 센토사 합의 내용인 북미관계 정상화(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폐), 평화체제 구축, 체제안전보장, 대북제재 해제가 포괄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이 줘야할 다양한 체제안전보장과 관련된 요소들을 상응조치로 얘기한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들어가고, 대북제재 해제,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서 북미간 인적교류, 워싱턴과 평양에 각각 연락사무소 연락대표부 개설 등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종전선언과 관계정상화가 핵심이고 지금 당장은 대북제재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핵 문제를 풀어나갈 때 가장 금해야 하는 것은 하나만 갖고, 또 하나의 조치로 계속 싸우는 것“이라며 핵신고리스트나 북·미 관계정상화 등 모든 요소가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의 상응조치의 대가로 내놓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안을 미 정부가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일단 미측은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북미대화 재개 뜻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비핵화 협상을 제안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미 협상을 ‘미국과 북한의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6·12 북미공동성명 1조에 명시된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과 비슷한 표현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체제보장방안을 이행하라는 북한의 입장을 충실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평양공동선언에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불가역적인 조치“라고 나온 문구를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과 IAEA 사찰관의 입회하에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라고 표현해 향후 북미 협상에서 이 부분이 논의될 여지를 남겼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이 주장하는 체제보장이나 적대시 철폐에는 관계개선이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북측이) 폼페이오 신호를 의미있게 받아들일수 있을 것이다. 물론 조건이 붙겠지만 비핵화 진전 있다는, 이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읽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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