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에 제주산 귤 200t을 선물로 보낸다.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송이버섯 선물 2t에 대한 답례다. 일각에선 제주 귤을 보낸 만큼 한라산 방문 일정을 포함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카드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1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군 수송기(C-130) 4대를 이용해 제주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까지 제주산 귤을 실어 보냈다고 밝혔다. 수송기에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서호 대통령통일정책비서관이 동행했다. 10kg들이 상자 2만 개에 담긴 귤은 12일까지 이틀간 모두 4차례에 걸쳐 북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현재 제주산 귤의 시세는 10kg당 2만∼3만 원 선으로 200t은 약 4억 원 상당. 송이버섯 2t은 국내 가격으로 7억 원에서 최상품일 경우 17억 원에 달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고 지금이 제철”이라며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들이 맛을 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선물로 제주산 귤을 선택한 것은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10일 직접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사전답사를 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날 백록담 남벽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걸어서 한라산 백록담 정상을 오르기는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이 온다면) 헬기 착륙 방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려는 정부의 노력과는 별개로 미국은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1∼18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순방하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분명히 밝히건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가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압박 캠페인을 유지해 줄 것을 모든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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