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속 특사 ‘文대통령 복심’ 윤건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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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단 5일 방북]文대통령 정치 입문때부터 보좌
그림자 행보 벗어나 전면 등장… 靑 “상황실장으로 남북문제 관리”
장관급 셋은 부담… 조명균 빠져

5명의 대북 특별사절단 중 가장 의외의 인물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다른 사절단과 달리 그는 지난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당시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실장이 포함된 것은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명실상부한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윤 실장은 2012년 문 대통령 정계 입문부터 계속 곁을 지켰다.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당 대표 때는 정무특보, 대선 후보 때는 캠프 상황실 부실장을 맡았다.

청와대 입성 후에도 윤 실장은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참석하는 ‘티타임 회의’의 고정 멤버로 거의 매일 문 대통령을 만났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문 대통령은 정말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현재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거의 유일한 인물은 윤 실장”이라고 말했다. 또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윤 실장 등 ‘친문 핵심 3인방’ 중 유일하게 청와대에 있어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문 대통령이 이런 윤 실장을 정 실장과 함께 사절단에 포함시킨 것 역시 “대내외적 측근 인사가 다 포함됐다”는 신호를 북측에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현 참모진 중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까지 청와대에 근무할 가능성이 가장 큰 윤 실장을 사절단으로 파견해 향후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했다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급인) 정 실장을 보좌할 비서관급 인사 중 과거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사람이 윤 실장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라며 “윤 실장은 사절단 복귀 뒤 기관별 후속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실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의 보고를 종합해 매일 아침 문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상황보고서를 작성한다.

한편 지난달 11일 김여정이 북한으로 떠날 때 환송 자리에서 “제가 평양을 가든, 또 재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이에 청와대는 “정 실장, 서훈 국정원장에 이어 조 장관까지 포함되면 장관급 인사만 세 명이 가야 해서 통일부에서는 천해성 차관이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미 대화는 정 실장이, 남북 대화는 서 원장이 중심이 돼 개입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통일부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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