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 최고의 ‘중국통’은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박 대통령은 1998년 정치에 입문한 뒤 공식적으로 4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1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로 2번,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1번 중국을 다녀왔다. 이때 중국의 웬만한 실력자들은 대부분 만나 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2005년 당 대표 때 만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시 주석과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어 (한중 정상회담 때) 허심탄회하게 여러 얘기를 하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최근 ‘중국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27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대북 정책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만큼 당장 ‘중국 역할론’은 더 커진 상황이다.
최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두 차례 박 대통령에게 중국 관련 종합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중국에서 열린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부부장 간의 고위급 전략대화 내용을 점검하고 양국 외교채널에서 조율한 회담 의제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는 것이다. 또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나눈 대화도 면밀히 검토했다고 한다.
중국어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미 의회에서 한 영어 연설이 큰 호응을 얻은 만큼 중국 방문 때도 중국어 연설을 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어는 억양이 복잡해 자칫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미 의회 때처럼 연설 전체를 현지어로 하기보다 연설 중간 중간에 중국어를 섞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감명 깊게 읽었다고 소개한 중국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의 ‘중국철학사’를 읽는 청와대 참모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어려운 시절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면서 이 책을 소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번역본 상·하권이 각각 800페이지나 되지만 박 대통령의 철학을 이해해 보자는 마음에 완독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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