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재계는 ‘북한 리스크’ 해결에 대한 기대가 높다. 북핵 문제로 불안이 가중되고 개성공단 철수 등 경제 교류도 중단된 가운데 한국 대통령이 중국 지도자를 만나 우호를 다지는 것 자체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
이번 방중 경제사절단이 미국 방문(52명) 때보다 훨씬 많은 7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것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들은 “한국 주요 기업들이 지금 가장 염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북한 이슈”라며 “북한과의 갈등이 남아 있는 한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이 선행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확대와 규제 완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기업인은 “최근 중국 정부가 외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정부가 특정 기업이 처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투자나 합작사업과 관련해 여러 가지 규제를 완화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중에 동행하는 기업들은 또 이번 기회에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공장 증설 등 현지 사업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에 한국 기업의 현장을 방문하면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현지 투자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에서 현대자동차 3개, 기아자동차 2개 등 5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예정돼 있는 서부 내륙지역 제4공장 건설이 끝나면 중국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명실상부한 해외 최대 생산거점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게 중국 정부의 협력 의지”라며 “공장의 용지 선정과 매입, 건축허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부의 인허가가 필요한 중국 내 사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양국 정부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포스코는 중국의 철강 생산량 급증으로 세계 철강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급과잉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철강업체가 서로 협의해 공급 과잉을 해소하는 데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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