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중 정상회담]韓商들, 脫베이징-상하이… 지방 시장 개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7일 03시 00분


웨스트엘리베이터 충칭에 거점 마련… 카라카라화장품 가맹점 100개 돌파

중국 현지에 뿌리를 내린 한상(韓商)들도 지방도시에서 ‘뉴 차이나 솔루션’을 찾고 있다.

충칭(重慶) 시 퉁량(銅梁) 현 진룽(金龍)공업단지에 터를 잡은 웨스트엘리베이터는 내륙 진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무빙워커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2007년 한중 합작으로 설립됐다. 현대엘리베이터 상하이법인 대표였던 권오철 회장(55)은 창업하면서 중국 서부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장(新疆)만 해도 자고 나면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데 엘리베이터업체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몰려 있더군요. 서부 내륙 개발의 거점인 충칭을 택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업 초기 월 10여 대에 그쳤던 엘리베이터 생산량은 현재 150대 안팎으로 늘었다. 그런데도 주문이 밀려 제2공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에 80%를 수출했지만 지금은 95%를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프랜차이즈 회사인 카라카라화장품도 지방에서 길을 찾았다. 삼성전자 출신인 이춘우 사장(51)이 2006년 창업했으며 지난해 가맹점 100호점을 돌파했다. 북으로는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남으로는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까지 진출했다. 이 사장은 중국 사업을 시작할 때 △중소 도시에서 △중국 토종 기업보다 더 싸게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라카라의 매장 규모는 평균 20m²에 불과하지만 대도시는 임차료가 비싸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지방을 공략했다. 이 사장은 깊고 넓은 인맥을 구축함으로써 지방 사업에서 부딪칠 수 있는 ‘관변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관시(關係·관계)’가 중요하지만 관시는 그냥 생기는 게 아닙니다. 나는 중앙정부 고위 관료와 11년간 500번은 만났어요. 그러니까 비로소 마음을 털어놓더군요.”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한중정상회담#뉴차이나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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