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국가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중국어로 금언을 얘기하자 중국 경제인들로부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먼저 친구가 된 뒤에 사업 얘기를 하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28일 14억 명에 이르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경제외교에 집중했다.
박 대통령은 포럼 연설에서 “사람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지만 제도 없이 지속되는 것도 없다는 말이 있다”며 “(경제협력의) 성과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튼튼한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29일) 시안을 방문해 중국의 내륙 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중국 기업인 여러분도 ‘중국의 꿈(中國夢)’을 함께 이뤄갈 한국의 좋은 동반자를 찾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한국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방중 경제사절단 71명을 포함해 120여 명이, 중국에서 완지페이(萬季飛)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과 황커싱(黃克興) 칭다오맥주유한공사 총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이날 중국 현지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올해 4억327만 위안(약 75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삼성(1억5200만 위안), 이랜드(1억3000만 위안), 현대·기아자동차(3844만 위안), LG전자(2038만 위안), SK(1658만 위안) 등 23개사가 참여해 조성된 기금은 장학사업과 자선단체 기부, 지역사회 지원 등에 쓸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복지와 분배를 강조함에 따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계획은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궈마오(國貿)대주점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같은 건물에서 열리고 있는 ‘2013 한중 미래 동반협력 플라자’ 행사장을 찾아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나선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을 응원했다.
박 대통령은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방중 경제사절단 조찬간담회에서도 “그동안 중국은 우리 기업에 ‘저임금에 기반을 둔 생산기지’로서 의미가 컸지만 지금의 교역 방식은 곧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중산층의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품, 첨단제품 중심으로 중국의 새로운 내수 소비재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여러분이 중국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으니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동포간담회에서는 “중국에 계신 여러분은 남북관계 변화에 민감할 텐데 걱정하지 말라”며 “새 정부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는 강력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를 통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대북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고 특히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27일) 정상회담에서 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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