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5월 3일→7월 3일… 남북 주도권잡기 택일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5일 03시 00분


北, 출입제한->南, 잔류 7명 귀환->北“방북허용”

이번에도 ‘3일’이었다.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 처리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실무회담 제의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북한은 3일 전격적으로 입주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를 내린 4월 3일 이후 3개월 만이다. 한국 정부가 북한이 주장하는 ‘미수금’ 1300만 달러(약 142억 원)를 선지급하고 개성공단에 사실상 볼모로 잡혀있던 한국인 7명을 귀환시킨 날짜는 5월 3일이었다.

이처럼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한의 결단이나 결정이 ‘3일’에 이뤄지는 것에 대해 우연의 일치를 넘어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한과 북한 모두 자신에게 개성공단을 폐쇄했다는 비난이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는 상황. 이에 양측이 자신들의 결정에 명분을 쌓고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처음 출입제한 조치가 내려진 ‘3일’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또 남북한 모두 개성공단 완전 폐쇄에 부담을 느끼지만 이견이 드러난 사태 해결 방식에 대해 쉽게 결정을 못하는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북한은 5월 ‘경제개발구법’을 발표하는 등 외자 도입과 기업 유치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개성공단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예외 규정을 두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조치로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개성공단식의 개혁개방 없이는 경제 재건을 이루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어렵게 마련한 기회를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판문점 통신을 재개하며 개성공단 이슈를 먼저 제기한 걸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사태 해결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개성공단#실무회담#남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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