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문수 경기지사 “기업은 때릴수록 밖으로 나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6일 03시 00분


김문수, 경제민주화 정책 강력 비판 “대기업 오너 잡아넣으면 투자하겠나”

김문수 경기지사(사진)는 “세무조사니 경제민주화니 하며 기업을 흔드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IMI) 리더스아카데미 초청 강연에서 “기업은 때릴수록 밖으로 나간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같은 글로벌 기업은 중국에서도 웰컴(환영), 미국에서도 웰컴이다”라며 “(이렇게 되면) 누가 손해를 보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 내는 기업 많이 만들고,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복지도 하고, 사회 불평등도 고치고,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공약을 다 지키려면 135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올해 세수(稅收)가 20조 원이 부족할 판”이라며 “공약을 이행하려면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대기업 오너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대해 “잡아넣는 건 좋은데 경제가 안 돌아간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김 지사에 따르면 CJ는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 7만 평에 케이팝(한국대중가요) 아레나공연장을 건설하는 데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화는 4000억 원을 들여 경기 양평군 한화콘도를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는 “회장이 잡혀간 마당에 이런 몇천억 원짜리 공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경제를 살려야 할 때이며, 경제는 공무원이 살리는 게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게 해야 살아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시공사도 세무조사로 (추징금) 1100억 원을 맞았다. 공기업이 남을 게 뭐 있나. 막 때려서 견딜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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