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20분 佛語연설에 청중들 “파르페” 기립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5일 03시 00분


[韓-佛 정상회담]
양국 경제인 간담회서 창조경제 협력 당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 시간) 파리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관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후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이날 20여 분간의 프랑스어 연설이 끝나자 프랑스 경제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3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트레비앙”(매우 잘했다) “파르페”(완벽하다)를 연
발했다. 파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 시간) 파리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관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후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이날 20여 분간의 프랑스어 연설이 끝나자 프랑스 경제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3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트레비앙”(매우 잘했다) “파르페”(완벽하다)를 연 발했다. 파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위대한 것을 성취하려면 행동뿐 아니라 꿈을 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Pour accomplir de grandes choses, nous devons non seulement agir mais aussi r^ever; non seulement planifier, mais aussi croire.)

박근혜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의 말을 빌려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 창조경제 협력을 당부하는 연설을 끝내자 참석자들은 한동안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이날 파리의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특유의 또박또박한 어조로 20분간 프랑스어로 연설했다.

○ 박 대통령, “와인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프랑스 경제인 2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양국 간 창조경제 협력은 잠재력이 큰 미래 신산업, 문화산업, 중소·벤처기업 등 세 분야에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둔황석굴에서 잠자던 8세기 한국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세계에 알린 사람이 프랑스 고고학자였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외국인 작가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다”면서 “프랑스의 문화 역량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의 만남을 통해 문화산업을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와인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 양국은 130년 가까운 우정을 쌓아온 오래된 친구”라며 “우리 정부는 언제나 기업인의 후원자 역할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 교민들 “오랜 독학으로 닦은 프랑스어 실력”

프랑스 경제인 120여 명은 연설이 끝나자 3분간 기립박수를 치면서 “트레비앙(tr`es bien·매우 잘했다)”, “파르페(Parfait·완벽하다)”, “쉬페르(Super·뛰어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피에르 가타즈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가 흠잡을 곳이 없었다”라고 칭찬했다. 루이스 갈루아 한-프랑스 최고경영자클럽 위원장은 “아름다운 불어를 구사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연일 선보이는 프랑스어 실력은 교민사회에서도 화제다. TV뉴스를 통해 접한 박 대통령의 프랑스어 발음이 39년 전 그르노블에서 6개월 유학을 했던 경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실력이라는 것. 프랑스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한 교민은 “프랑스에서 오래 산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연음’과 ‘r’ 발음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며 “또박또박 정확하고 여유 있는 발음으로 의사전달력이 뛰어난 프랑스어를 구사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민은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외워서는 할 수 없는 프랑스어 실력”이라며 “오랜 기간 독학으로 프랑스어를 공부해 온 듯하다”고 평했다.

박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프랑스 일간 피가로의 세바스티앙 팔레티 기자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인터뷰 시작에 앞서서 유학시절의 추억 등 프랑스어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만난 한국 정치인 중 프랑스어 발음이 가장 좋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 프랑스 유학 시절 추억 회상

박 대통령은 이날 39년 전 프랑스 유학 생활에 도움을 준 당시 그로노블 이제르 지역의 도지사(작고) 부인과 만나 당시 유학 시절을 회상하는 ‘추억의 시간’을 가졌다.

프랑스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 실력이 궁금하시면 스마트폰
으로 왼쪽 QR코드를 찍어보세요.
프랑스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 실력이 궁금하시면 스마트폰 으로 왼쪽 QR코드를 찍어보세요.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프랑스 개선문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를 헌화하며 6·25전쟁 참전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 공영방송인 BBC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김정은이) 말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고 우리가 (대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전승훈 특파원
#박근혜#프랑스#불어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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