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고용-투자 확대” 화답… 韓-印 경제협력포럼 간담회 참석
“양국이 서로에게 맞는 열쇠되길”… 인도 방문 마치고 18일 스위스로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쌍용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경영개선 상황에 따라 희망퇴직자의 복직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 악화로 희망퇴직 1904명, 정리해고 159명, 무급휴직 455명 등 전체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들 가운데 무급휴직자들은 지난해 복직했다. 퇴직자 일부와 시민단체는 전면적 복직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600일 넘게 지속하고 있다.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가 최근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신제품 개발과 고용 증대 등을 위해 향후 4년간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 성과를 보면서 추가 복직 규모를 늘리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어 “(2011년) 쌍용차 인수 이후 협력적 노사관계를 조성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해주면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박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박 대통령이 민감한 국내 고용현안을 직접 언급한 것은 올해 고용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마힌드라 회장 면담으로 3박 4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이 인도에서 정치인 외에 개별 면담을 한 것은 마힌드라 회장이 유일하다. 한국에 투자한 인도 최대 기업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 ‘세일즈 외교’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인도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한 한-인도 경제협력포럼 오찬간담회에서 “인도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하드웨어 및 상용화 역량을 융합하면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물쇠는 해머로 열리지 않는다. 자물쇠에 맞는 열쇠라야 열린다’는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말을 인용한 뒤 “양국이 서로에 꼭 맞는 열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 독립의 성지(聖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레드포트에서 열린 ‘한국의 공예―전통과 현대의 울림’ 전시회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이 전시회에는 한국 공예작가 22명의 작품 49점이 전시됐다. 매듭작가 노미자 씨가 행사에 참석한 마하트마 간디의 손녀 타라 간디 여사에게 매듭과 옥으로 만든 팔찌를 선물하자 간디 여사는 한국어로 “너무 아름다워요”라고 말했다. 또 간디 여사는 박 대통령에게 팔찌를 직접 채워주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인도인 최초의 한국 여성 유학생인 알카 굽타 씨를 만났다. 굽타 씨는 1971∼73년 서울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굽타 씨는 박 대통령에게 “1972년 외국인 유학생들이 ‘춘향전’을 공연했는데, 당시 박 대통령이 참석해 격려해줬다”며 “41년여 만에 다시 만나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아, 몇 년 만이냐”며 반갑게 굽타 씨를 맞았다. 박 대통령은 18일 다음 국빈 방문국인 스위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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