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첫 번째 세션 기조연설에서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원동력은 ‘기업가정신’밖에 없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다보스 컨센서스(Davos Consensus)’를 이루고 글로벌 리더들이 기업가정신을 고양하는 실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이란 주제의 연설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겨졌던 ‘워싱턴 컨센서스’가 시대에 걸맞은 대안을 제시하라는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 컨센서스란 신자유주의 사상에 기반을 둔 미국식 시장경제 체제를 개발도상국에 강요해 온 경제발전 모델을 뜻한다.
박 대통령은 “세계경제는 각국의 적극적 대응과 긴밀한 국제공조로 점차 위기에서 빠져나오고 있지만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소득 불균형의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지속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정책이나 노동시장정책 같은 기존 패러다임의 부분적 보완이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인 ‘세계의 재구성(The Reshaping of the World)’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산업혁명 이후 물질적 격차(Material divide)와 최근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에 이어 앞으로는 창의성 격차(Creative divide)가 국가와 개인의 부와 행복을 결정짓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의성은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업가정신은 혁신을 실천한다”며 “기업가정신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기업가와 위험을 분담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재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이 추진하는 ‘창조경제타운’ ‘친환경 에너지타운’ 등 창조경제 관련 정책을 자세히 소개한 뒤 “창의성은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같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를 열어주고 세대와 계층,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내재해 있어 ‘포용적 성장’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한국의 창조경제와 함께해 달라”고 제안했다.
연설 직후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남북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경제적 부문이 큰 문제일 것 같다’는 질문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에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일어날 것이고 이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지방에도 연계 투자가 이뤄져 통일은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 ‘대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적 측면에서 배고픔과 인권유린으로 큰 고통을 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통일은 필요하다”며 “통일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확고한 안보억제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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