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는 1000여 명이 빼곡히 자리를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25분간 영어로 연설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맨 앞자리에 앉아 박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냈다. 당초 아베 총리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다보스에 일찍 도착해 연설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측은 참석 여부를 사전에 한국에 알려주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다른 세션에서 ‘일본의 비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두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따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 이후 한미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는 휴대전화용 반도체칩 제조업체 퀄컴의 폴 제이컵스 회장,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칼리드 알 팔레 총재, 독일 최대 전자전기 제조회사인 지멘스의 조 캐저 회장을 잇달아 만났다. 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전날 다보스 벨베데레 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는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로이드의 존 넬슨 회장 등 포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의 100년 밥상’을 주제로 20년 묵은 된장, 30년 숙성 간장, 10년 발효 식초, 5년 숙성 묵은지 등을 활용한 80여 가지 한식 요리가 뷔페로 제공됐다. 식사 준비는 이병우 롯데호텔 총주방장이 총괄했다. 한국문화 홍보대사로 참석한 가수 싸이는 “가수인 내가 다보스포럼 ‘한국의 밤’ 행사에 온 것 자체가 창조경제”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 행사에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상도 참석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일본군 위안부는 없었다”고 말하는 등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켜온 인물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모든 인사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의 참석 사실은 사전에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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