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기업이 방송시장 독과점 않게 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3시 00분


CJ 등 방송공룡 논란 우려 표명
“시간 - 장소따라 값 몇배씩 차이… 스마트폰 판매 제도 보완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창조경제 분야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창조경제 분야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최근 방송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방송채널을 늘리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며 “방송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방송 산업 활성화에 있어 공정성과 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일부 대기업과 지상파 방송이 프로그램의 제작, 방영, 전송까지 방송 산업의 전 영역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 시장의 공룡으로 꼽히는 CJ E&M은 18개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업계 1위다. 이들 채널의 매출액을 모두 합치면 2012년 기준으로 6822억 원에 이른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전체 매출(2조5194억 원)의 27.1%를 차지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부문에서도 CJ헬로비전은 업계 1위로, 전체 케이블 가입자의 27.1%에게 방송을 전송하고 있다. ‘방송 독과점’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오히려 지난해 12월 특정 PP 매출액 상한을 33%에서 49%로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해 ‘CJ에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CJ와 함께 지상파 3사도 방송 산업 독과점의 한 축으로 꼽힌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매출은 전체 방송시장 매출(12조3512억 원)의 24.5%에 달한다. MBC스포츠나 SBS골프 등 계열 PP의 매출을 합치면 매출 점유율은 30.5%로 올라간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상파의 특정 프로그램에 광고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해 지상파의 매출 독식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스마트폰 가격이 시장과 장소에 따라 몇 배씩 차이가 나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적정한 가격에 질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방통위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불법 보조금 지급을 단속하기 위해 24시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동통신사에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을 매출액의 1%에서 2%로 늘리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등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 속도가 빠른 분야는 상시 규제 개선 체계를 만들어 과감한 규제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장원재 기자
#박근혜 대통령#창조경제#방송공룡#스마트폰 판매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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