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들 밀실인선” 與 비주류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민주탈당 인사 열흘만에 당직임명… 김무성 “전례없는 일, 조치 필요”
서청원측 “우리는 인선 관여 안해”… 잇단 잡음에 친박들 靑에 SOS

여권 실세들의 인사 전횡 논란으로 새누리당이 내홍을 앓고 있다. 지역구 조직위원장 인선 내용에 비주류 측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까지 나서 청와대에 교통 정리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발단은 24일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지역 조직위원장 인선 문제였다. 최고위는 이날 서울 노원을 위원장에 홍범식, 구로갑에 김승제, 동작갑에 손영훈 씨를 임명했다. 하지만 손 위원장은 불과 10일 전인 14일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인데 당이 이 사실을 알고도 임명해 논란이 커졌다. 손 위원장은 서청원 의원의 중앙대 동문이다. ‘학원재벌’로 알려진 김승제 위원장도 2012년 총선에서 ‘국민생각’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한 전력이 문제가 됐다.

비주류인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은 2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문종 사무총장이 독단적으로 진행한 무자격자에 대한 밀실인선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도 손 위원장의 당적을 문제 삼으며 “전례가 없는 일이다. 조치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비주류 측은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노리는 서 의원과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는 홍 사무총장이 무리하게 ‘자기 사람’을 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중구 위원장에 나경원 전 의원 대신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내정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째 공석인 경기도당위원장 인선 문제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책위부의장이었던 김학용 의원(재선)에게 경기도당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한 뒤 당직까지 조정했지만 황진하 의원(3선)이 가세해 경선을 앞두고 있다. 비주류 측은 “서 의원이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과 친분이 있는 김학용 의원 대신 황 의원을 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부 친박 의원들은 청와대에 ‘SOS’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못된 인선을 바로잡고, 경기도당위원장 문제도 합리적으로 풀어 달라’는 내용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인선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인사 개입설을 일축했다. 홍 사무총장도 “나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며 “당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판단에 따른 정상적 인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강경석 기자
#민주탈당#청와대#김무성#서청원#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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