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圈 새판짜기… 빅6, 소리없는 ‘7월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7·14 전대 물밑경쟁 본격화

7월 14일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여권의 권력 지형을 바꾸는 최대 정치 이벤트다. 박근혜 정부 중반기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 국정을 이끌어갈 여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이다. 4개월 넘게 남았지만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무성 이인제 의원 외에도 전당대회 출마를 전제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최경환 원내대표,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김태호 의원이 주인공. ‘6룡(龍)의 전쟁’, 그 서막이 오른 것이다.

○ 당권 경쟁, 방아쇠 당긴 3룡

서청원 의원이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지난해 10월 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한 지 4개월 만에 당내 의원 대부분과 만났다는 후문이다. 서 의원은 “내가 대표가 돼야 박근혜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여권 핵심부에서도 ‘서청원 대표론’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신중론도 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서 의원을 대표로 밀었다가 실패하면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친박 일각에서는 “김무성 의원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김무성 의원은 최근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전대 일정이 잡히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 측은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라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하고 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당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에 각을 세울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지난달 “5·16은 쿠데타가 아니라 혁명”이라고 한 것도 청와대와의 관계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주변에서는 “김 의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주요 당직은 청와대의 뜻을 존중해 결정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친박 주류와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인제 의원은 5일 “사기종인(捨己從人·자신의 이전 행위를 버리고 타인의 선행을 본떠 행함)의 리더십으로 당을 전면 개혁하겠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충청권 울타리를 얼마나 벗어날지가 관건이다. 특유의 돌파력과 친화력이 강점이지만 1997년 탈당한 뒤 새누리당을 떠나 있었던 15년의 공백이 커 보인다.

○ 본격적으로 출마 고민하는 3룡


김문수 경기지사는 6월 30일 퇴임 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준비기간이 보름밖에 안 돼 현실적으로 출마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7·30 재·보궐선거 120일 전에 사퇴하지 않으면 경기지역에서 치러지는 7월 선거에 나설 수 없다. 그 대신 10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5월에 임기가 끝나는 최경환 원내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그가 후반기 국회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최 원내대표의 거취는 같은 친박계 서청원 의원의 거취와 연동돼 있다. 전대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경제전문가 경력을 감안해 지방선거 이후 입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태호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과 참신함이 강점이다. 그와 친분이 두터운 한 의원은 “경남 외에 수도권에도 그를 지지하는 의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40대 국무총리’로 파격 발탁됐다가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잠재력 있는 차기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외에도 2년간 당 사무총장을 맡아 신뢰 기반을 쌓아온 홍문종 사무총장(3선)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최고위원 추대론’이 나오고 있는 김태환 의원(3선)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친박 핵심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7월 전당대회에는 굵직한 차기 주자들이 대거 나서게 돼 집권 초반임에도 청와대의 영향력이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새누리당#전당대회#청와대#박근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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