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명단에 없는 사망자… 구조명단에 있는 실종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9일 03시 00분


[진도 여객선 침몰]선장 등 3명 영장
오락가락 발표에 정부 신뢰 ‘침몰’
전체 탑승자 476명보다 많을수도… 朴대통령, 실종자가족 통화 약속 지켜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함께 침몰하고 있다. 사망자와 실종자, 구조자의 신원이 수차례 오락가락 발표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반경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관계자의 발표에 귀 기울이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박모 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하지만 박 군의 부모가 이날 오후 4시경 전남 목포시 목포한국병원에서 확인한 시신은 중대본의 발표와 달리 아들이 아니었다. 중대본은 다시 한 번 신원 확인을 거쳐 사망자의 신원을 박 군이 아닌 이다운 군(17)으로 정정했다.

이 사례처럼 당국이 세월호 침몰 사망자의 신원을 잘못 발표하거나 실종자의 이름을 구조자 명단에 올리는 착오가 반복되고 있다. 17일 오전과 18일 오전에도 중대본은 10대 후반 여성의 시신 2구를 각각 단원고 2학년 1반 박성빈 양(17)과 김민지 양(17)으로 발표했다가 가족과 교사들의 확인을 거친 뒤 ‘신원 미상’으로 정정했다.

17일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번호를 건넨 문모 씨의 딸은 실종 상태인데도 한때 구조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박 대통령은 진도실내체육관 방문 이후 청와대 관사로 돌아와 오후 10시경 문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구조와 수색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문 씨는 박 대통령 방문 때 “우리가 너무 많이 속았다. 제 휴대전화번호를 가져가 (박 대통령이) 주무시기 전에 오늘 한 약속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문 씨는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최정예 요원을 투입해 단 한 사람이라도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문 씨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게 “(실종된) 딸이 구조자 명단에 있어서 아이를 찾으려 진도의 하수구까지 뒤졌는데 없었다”며 “(대통령과 통화 당시) 그 얘기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못했다”고 말했다. 문 씨의 딸인 단원고 2학년 문지성 양은 16일 구조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17일 오전 실종자로 다시 분류됐다.

세월호 승선자와 구조자 수는 18일에도 또 혼선을 빚었다. 생존자 중 3명이 승선자 명부를 작성하지 않고 배에 탄 사실이 새로 밝혀졌고, 그 대신 승선자 명부에 있던 2명은 실제로는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승선자 수는 459명에서 462명으로, 다시 475명으로 정정됐다가 18일 오후엔 476명으로 또 수정됐다. 해경은 구조자 수도 179명이 아닌 174명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재명 기자
#승선명단#사망자#실종자#박근혜대통령#진도여객선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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