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4곳에서 치러진 6·4지방선거 새누리당 경선 중 세 곳에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이 웃었다. 경남지사와 대구시장 경선에서 이어졌던 ‘비박(비박근혜)계 반란’의 불씨가 일단 진화된 셈이다.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친박 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박민식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를 누르고 후보가 됐다. 현장에서 이뤄진 당원 및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에서 서 의원은 1036표를 얻어 박 의원(956표)과 권 전 대사(811표)를 앞섰다.
서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35.9%를 얻는 데 그쳐 권 전 대사(44.1%)에게 뒤졌지만 현장투표에서 앞서 1위가 됐다. 합산 결과는 서 의원 1288표, 권 전 대사 1120표, 박 의원 1096표. 문자 그대로 박빙(薄氷)이었다.
부산시장 선거는 서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장 후보인 김영춘 전 의원,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3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김 전 의원과 오 전 장관 사이에는 단일화 논의가 오가고 있다.
충남지사 후보로는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이 확정됐다. 충남도당이 4월 29일 당원 및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정 전 사무총장이 763표를 얻어 홍문표 의원(546표)과 이명수 의원(421표)을 앞질렀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지만 박근혜 대통령 몫이었다는 점에서 친박계로 분류된다.
새정치연합 후보는 현직인 안희정 충남지사다.
대전시장 후보도 친박인 박성효 의원이 확정됐다. 박 의원은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쳐 1212표를 얻어 이재선 전 의원(458표), 노병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295표)을 쉽게 따돌렸다. 박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대전시장으로 있던 염홍철 현 시장을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2010년 염 시장과의 재대결에서 패배했다가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30일 경선을 앞두고 당내 친박 진영에서는 강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4월 14일 경남지사 경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한 홍준표 지사가 친박 진영의 직간접적인 견제를 뚫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쇄신파’로 분류되는 비박(非朴) 권영진 전 의원이 현역 친박 의원 2명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부산시장 경선 역시 친이계인 권 전 대사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점하면서 또다시 이변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원내대표 선출과 지방선거 이후의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할 때 서 의원이 패배해 친박 진영이 결집력을 잃으면 당내 주도권을 뺏길 수 있는 상황으로 봤다. 이 때문에 서 의원은 4월 3일 의원직을 던지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강원지사 경선에선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이광준 전 춘천시장과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최 전 사장은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쳐 1975표를 얻어 이 전 시장(1307표), 정 전 사장(1087표)을 따돌렸다.
이날 선거로 새누리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곳을 제외한 14곳의 광역단체장 후보자가 최종 확정됐다. 새정치연합도 경기, 광주, 전북, 전남, 경남을 제외한 12곳의 후보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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