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제 효과?…여야·진보보수 대결 → 지역·현안별 ‘헤쳐모여’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3일 12시 47분


양당제下 ‘찬성 or 반대’ → 다당제下 소신·다양성
‘특별재판부’ ‘국정조사’ 성사 여부 시험대

국회의사당. © News1
국회의사당. © News1
정치권의 세 결집, 대결구도가 과거 ‘여야’나 ‘진보대 보수’ 등 전통적인 대치에서 지역별 또는 현안별로 다양화·세분화 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과거 양당제 체제와 달리 원내정당만 7개(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대한애국당)에 이르는 등 다당제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소속 의원들과 무소속 이정현 의원 등 호남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20여 명은 지난 31일 국회에 모여 조찬을 함께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조합의 의원들이 모인 이유는 ‘KTX 세종역 신설과 호남선 직선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회동에서 이들은 호남 KTX 노선이 오송역을 우회하면서 호남이 접근성과 비용 면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종 경유 호남선 KTX 직선화 추진 의원 모임’을 구성하고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을 요구하기로 했다.

호남 의원들의 조찬 모임 전날(30일)에는 충북에 지역구를 두거나 충북 출신인 국회의원 10여 명이 조찬 회동을 갖고 ‘KTX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자리에는 민주당 변재일·오제세·이후삼 의원과 한국당 정우택·박덕흠·경대수·이종배 의원, 바른미래당 김수민, 정의당 김종대 의원 등이 모였다.

이들은 세종역 신설 등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되는 것은 충북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하에 이 문제를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자고 입장을 정리했다.

전날(29일) 변재일·오제세·이후삼 등 여당 의원들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면담한 내용도 이날 야당 의원들에게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구성’과 ‘고용세습 국정조사’ ‘선거구 제도개편’ 등 정국을 달구고 있는 핫이슈에서도 기존의 구도를 벗어난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다.

특별재판부 구성에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고용세습 국정조사에는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이 함께하고 있다.

선거구 제도개편에 대해서는 현 선거구제하에서 거대 양당의 지위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얻는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모험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다양한 구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원내정당이 늘어나면서 다양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양당의 대립 구도 아래 ‘찬성’과 ‘반대’ 뿐이었던 선택지가 다당제로 변화되며 시대의 요구에 맞춰 다양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념과 정책에 대한 지향성이 세분화되고 미묘하게 사안별로 갈리면서 정치권의 다양성이 다당제로 인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당론이 정해지면 정략적인 목적 때문에 개인의 소신이 나타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며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시대 상황에 맞게 정치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다양성이 증가했지만 이해관계가 너무 세분화돼 ‘죽도 밥도 안 되는’ 어중간한 상황이 지속되는 일도 발생한다”면서 “다음 총선에서 여야가 각자 이념을 내건 ‘대통합’의 기치 아래 뭉치느냐에 따라 존속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다당제의 효과는 당장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평론가는 “거대 양당이 한쪽씩 빠진 ‘특별재판부 구성’과 ‘국정조사’가 둘 다 성사된다면 중소 규모 당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다당제가 한차례 더 발전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결국 거대 양당으로 모이는 결과만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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