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수수께끼” vs 심상정 “미스터리”…선거제 연일 설전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9일 17시 33분


나경원 "정치9단 박지원도 이해 못하는 선거제"
심상정 "5당 합의 서명 당사자…다른 법안 제출"
'국민은 산식 필요 없다' 발언에 "오만" vs "왜곡"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안을 둘러싸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복잡해진 선거제 계산 방식에 대한 심 의원의 ‘국민은 산식(算式·계산 방식)이 필요 없다’ 는 발언을 놓고 이틀째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여의도 최대 수수께끼’라고 평가 절하하면서 또다시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야당이 야합해 급조한, 명칭도 낯선 ‘50%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여의도 최대 수수께끼가 되고 있다”며 “여의도 대표 정치 9단 박지원 의원도 이해 못하고, 심지어 선거제 개편에 합의한 장본인도 설명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논란이 된 심 의원의 발언을 겨냥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산식이 곧 민주주의 질서”라며 “산식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심 의원은 ‘국민은 알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오만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 17일 여야 4당 간 선거제 개혁안 잠정 합의 직후 기자들이 ‘산식을 보여 달라. (기자인) 우리가 이해를 못하면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고 묻자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칠 때 치는 방법만 알면 되지, 그 안에 부품이 어떻게 되고 이런 것은 알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워도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선거제를 개편하겠다는 국회의원은 그 산식을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심 의원이) ‘좁쌀 정치’라고 하던데 이것이 바로 국민을 좁쌀로 여기는 정치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은 내가 던진 표가 누구에게, 또 어떤 정당에게 가는지 알 수 없어 상당히 혼란스러워한다”며 “선거의 주인이 돼야 할 국민이 선거의 손님이 되고 있다. 국민이 알 필요도, 뽑을 필요도 없다는 ‘국민패싱 선거법’이다. 하다하다 국민까지 패싱하는 건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심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격에 나섰다.

심 의원은 “어제 나 원내대표가 ‘심 위원장이 선거제도와 관련해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는 말을 했고, 이 말로 국민이 크게 놀라셨을 것 같다”며 “완전히 가짜뉴스다.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께서는 선거제 개혁의 내용을 속속들이 다 아셔야 한다. 민심이 살아 숨 쉬는 국회를 국민이 당연히 아셔야 한다”며 “이에 제가 법안을 협상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연일 간담회를 통해 (기자들에게)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도에 따른 계산식은 주무부처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다. 문제가 된 발언은 선관위에서 계산식이 나오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선관위에서 넘어오면 설명 드리겠다는 것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에 이어 황교안 대표까지 나서서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여의도 최대 수수께끼’라고 비꼰 것에 대해서도 응수했다.

그는 “이 세고 독한 말을 따라잡기 힘들다”며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12월15일 5당 원내대표 합의에 서명한 당사자가 바로 나경원이다. 그 합의 사항과 180도 배치되는 법안을 제출한 나 원내대표야말로 미스터리”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전날에도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자 “정치개혁이라는 큰 호박을 굴리려고 해야지, 말꼬리만 잡는 좁쌀정치를 해서 되겠느냐”며 “진심으로 정치제도, 선거제도 개혁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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