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상정]민주, 선거법 이어 ‘쪼개기 전술’… 임시회기 26∼28일로 변경
주승용 ‘독소조항’ 반대 입장 밝혀… 4+1협의체 이탈표 규모가 변수
한국당, 반발속 협상여지 내비쳐
선거법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의 밀어붙이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은 일단 이날 오후부터 공수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듯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쪼개기 본회의’ 전술에 따라 26일 시작된 임시국회 회기가 28일 밤 12시에 끝나면 필리버스터도 자동 종료되기 때문. 4+1 협의체는 이르면 30일 다시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법에 대한 표결 처리를 시도한다.
○ 민주당, 4+1 협의체 이탈표 가능성 우려
이날 공수처 법안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임시국회 회기 결정의 건, 5건의 민생법안과 20건의 예산부수법안이 처리된 뒤 28번째 안건으로 상정됐다. 선거법이 제1안건으로 처리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한 탓에 공수처 설치법은 별 소란 없이 상정됐다. 한국당이 요청했던 국회의원 전원 토론을 위한 전원위원회 개회는 여야 합의 결렬로 무산됐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맞서 선거법을 처리할 때와 마찬가지 전략인 쪼개기 본회의 전술과 ‘맞불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임시국회 회기 기간을 26∼28일 사흘로 정한 것도 주말을 보내고 새 임시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표결 처리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30, 31일 이틀 동안 임시국회를 열어 공수처 설치법을 처리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다만 4+1 협의체 내 이탈표 발생 가능성은 변수다. 바른미래당 등이 선거법 개정에는 적극적이었지만 공수처법에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여전하기 때문.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4+1이 마련한 공수처법 수정안에 대해 “검찰 상급기관도 아닌 공수처에 검찰이 수사 내용을 보고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4+1 협의체가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신설한 제24조 2항을 독소조항으로 지적한 것이다.
공수처 수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4+1 협의체 안에서 확산된다면 검찰 개혁 법안들의 통과를 위한 의결정족수(148석)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협의체 내 군소정당들의 숙원이었던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이제 갑을 관계가 바뀌었다. 이제 민주당이 군소정당들에 단일 대오를 읍소해야 할 입장”이라며 “막판 이견을 최소화해 이탈표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한국당, 반발 속에 협상 가능성도 내비쳐
한국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공수처 설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민주당과 물밑 협상을 통해 독소조항만큼은 반드시 수정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공수처법의 독소조항들은 좀 더 논의해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한국당은 ‘정권 호위 수사처’가 될 공수처 설치 자체를 반대하지만 4+1 협의체의 강행 처리를 막을 수 없다면 스탠스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판은 강하게 이어갔다. 한국당 권성동 이철규 송언석 의원 등은 논란이 되고 있는 수정안의 제24조 2항과 관련해 “공수처가 모든 수사기관의 최정점에서 고위공직자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최악의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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