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서울과 경기도 기상도가 전혀 딴판이다.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은 윤곽이 드러나며 ‘빅매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경기도지사 경선 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당내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7선)과 당 바깥 우량주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이 임박해지는 분위기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은 (출마를) 고심 중이지만 결심한다면 박원순 서울시장 같은 사람의 재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주도한 무상보육 논란 등을 ‘포퓰리즘’식 시정(市政)으로 보면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김 전 총리는 경선을 통해 박 시장의 재선을 막을 후보를 뽑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승패와 관계없이 경선에 나설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 전 총리가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 의원은 7일 이재오 의원이 주최한 ‘은평포럼’ 특강에서 1조9000억 원 규모의 현대중공업 주식을 백지 신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회사는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 백지신탁이란 공직자가 재임 기간에 주식 등 자신의 재산을 대리인에게 맡겨 처리하거나 관리하게 하는 제도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로 지난해 9월 30일 기준 1771만7769주(10.15%)를 보유하고 있다. 정 의원의 발언은 서울시장 출마 시 큰 걸림돌인 백지신탁 문제를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정 의원은 최근 들어 새누리당 서울 지역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도와달라는 뜻으로 들리더라”고 말했다.
‘원조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6일 황우여 대표를 만나 공정한 경선관리를 요청하면서 서울시장 경선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11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반면 경기도는 경선 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당 지도부에게서 경기도지사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남경필 의원(5선)이 거취를 아직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문수 현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원유철 정병국 의원, 김영선 전 의원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남 의원의 도지사 출마를 거듭 종용하고 있다. 이미 출사표를 낸 후보들은 “중진 차출론은 기존 후보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해당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어 당 지도부의 남 의원 지지가 노골화할 경우 당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남 의원은 아직 원내대표 경선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경기도지사 출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광덕 대통령정무비서관도 최근 남 의원을 만나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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