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붉히며 고성 오간 與중진회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0일 03시 00분


정몽준 등 여야 40명 방중일정 발단… 최경환 “본회의 있는데 규모 축소를”
鄭 “사전 논의된것… 왜 언성 높이나”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결심을 굳혀 가고 있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20일 비공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 실세인 최경환 원내대표를 향해 묵은 감정을 폭발시켰다. 정 의원 측은 최 원내대표를 포함한 친박 주류가 서울시장 후보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20일로 예정된 여야 의원 40명 안팎의 중국 방문 일정이 도화선이 됐다. 한중의원외교협의회 위원장인 정 의원은 단장 자격으로 한중의원외교협의회 및 한중의회정기교류체제 소속 여야 의원들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먼저 최 원내대표는 “내일(20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방중단 규모를 줄여주면 어떻겠느냐”고 얘기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방중 일정을 고려해 사전에 본회의 연기 요청까지 했다”고 받아쳤다. 하지만 최 원내대표는 “그런 보고를 못 받았다”고 반박했다. 불쾌해진 정 의원이 “최 원내대표는 맨날 목소리를 높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 원내대표도 지지 않고 “내가 언제 목소리를 높였느냐”고 발끈했다. 또 정 의원은 자신의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를 거론하며 “기자들 질문이 있었어도 본인에게 물어보라고 얘기를 했어야 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거친 설전(舌戰)을 벌인 끝에 회의 직후 악수를 하긴 했지만 앙금이 풀렸는지는 의문이다.

한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한국법센터 수석고문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8일(현지 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월 10일경 동북아시아 정세에 관한 특강을 한 후 적절한 시점에 일단 귀국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른바 친박, 친이를 막론하고 여권의 여러 사람이 ‘역할을 해 달라’며 출마 권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정몽준#최경환#서울시장#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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