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의 통합을 선언한 새정치연합의 내부 동요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성식 공동위원장이 2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은 데 이어 윤여준 의장도 결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윤 의장은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신당 창당의 ‘상징’으로 영입에 공을 들였던 인사다.
윤 의장은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새정치 세력으로 거듭나겠다면 힘을 합해야 하지만 제 역할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안 위원장과 (거취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 위원장이) 신당 창당 합의를 뒤늦게 알려준 데 대해 서운하기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는 선관위에 등록이 된 공적, 법적 기구인데 왜 일방적으로 결정하나”라며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새정치에도 어긋난다”고 안 위원장의 일방적 리더십을 비판했다.
안 위원장이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갔다는 송호창 의원의 설명도 반박했다. 윤 의장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으로) 민정당에 들어간 것을 표현한 것인데, 안 위원장은 (YS와는 달리) 정치 초년생이다. 현실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윤 의장은 민주당의 신당 창당준비단장인 설훈 의원 인선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실망했다”며 “새정치를 한다면서 도덕적 흠이 있는 인물을 (단장으로) 내세우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윤 의장은 “전적으로 날조된 말로 저를 음해한 분, 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유죄가 확정됐던 분이다. 인간사회에는 제도 이전에 법과 도덕, 윤리라는 게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장과 설 의원의 악연(惡緣)은 2002년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설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이 로비스트 최규선 씨로부터 20만 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나중에 설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로 유죄(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를 선고 받았고 한나라당은 이 사건을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했다.
윤 의장의 국회의원(16대) 시절 보좌관이었던 이태규 새정치기획팀장도 2일부터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호군 홍근명 공동위원장도 통합신당 합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4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신당 창당 설명회’에는 참석했지만 “‘새정치’라는 초심을 유지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 위원장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홍 위원장(전 울산시민연대 대표)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사회와 정치세력은 다른 것 같다. 6일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4일 전주에서 열린 신당 창당 설명회는 원래 전북도당 창당발기인대회로 준비됐던 행사다. 안 위원장은 “(통합신당) 내부에서 더욱 멋진 경쟁을 통해 기득권과 나눠 먹기가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5일 전주를 방문했을 때는 민주당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새 판 짜기가 전북의 시대정신”이라고 비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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