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2번 못쓴다니 벌써부터 잠이 안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9일 03시 00분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민주 기초長들 무공천 후폭풍 걱정 “새누리당에 싹쓸이 패배 당할수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고리로 통합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기초선거 전망에 대한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무공천하면 야권 후보 난립, 표 분산 등으로 야권이 어려워지는 반면 정당공천을 하는 새누리당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18일 “역대 지방선거를 분석해 보면 기초선거는 후보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정당 투표였다”며 “통합신당이 무공천으로 크게 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직 프리미엄’이 예상됐던 민주당 소속 현직 기초단체장들도 후폭풍에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현실은 정말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선거 보름쯤 전인 5월 16일에서야 기호가 정해지는데 선거운동을 어떻게 할지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공천제 폐지 방침에 따라 탈당을 통해 무소속 후보로 등록을 해야 하고, 기호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5월 15일 다음 날 정해진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창호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최근 트위터에 “투표용지에서 2번이 사라지게 생겼다. 이대로면 기초의원 선거는 새누리당의 싹쓸이가 예상되며 기초단체장 역시 ‘무효표 이탈표’로 백전백패가 예상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야권 일각에선 지역별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정 후보자를 중심으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함께 서서 찍은 사진을 선거홍보물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사실상 ‘당 후보’라는 점을 암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실상 정당공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지방선거#민주당#새정치연합#무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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