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논란은 윈윈?… 鄭엔 공세카드, 金엔 마케팅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0일 03시 00분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與 서울시장 경선 전략싸움 가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날짜가 4월 30일로 잠정 결정됐다. 이에 따라 본선 티켓을 놓고 각 후보 진영의 두뇌 싸움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초반전이지만 여론에서 앞서는 정몽준 의원과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마음) 논란으로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연일 신경전을 펼치며 열전 양상을 주도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당원 지지를 앞세운 이혜훈 최고위원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개발 공약으로 이슈 선점한 정몽준

정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 돌연 불참했다. 그동안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당초 공식 일정에도 포함돼 있던 터라 박심 논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고는 이날 오후 선거캠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후보 경선에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김 후보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한국청년회의소(한국JC)에서 열린 창립 62주년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에게 “청와대가 잘못해서라고 하기보다는 당이 평상시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그런(박심) 표현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 측은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재추진 등으로 선거 어젠다를 선점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역동적이고 활력 있는 경제 시장’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 정 의원 측은 “유권자들이 민주당 박원순 시장 재임 동안 멈춰버린 서울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선 초반 레이스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것이 정 의원 측 판단이기도 하다.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도 권역별 순회투표가 아닌 ‘원샷’ 투표로 결정이 되면서 희색을 보이고 있다.

○ 박심 논란으로 인지도 높인 김황식

김 전 총리는 이날 “이제는 좀 뻔뻔해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영등포갑, 강서갑, 관악갑, 마포갑 등 4개 당원협의회 당원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진 뒤 나온 말이다. 그는 “온유, 겸손, 절제가 제 삶의 좌표인데 선거를 하려다 보니 자랑이 좀 필요하다”며 “겸손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에 앞서 18일 “김 실장과 이런저런 문제를 상의했다”고 말해 박심 논란을 촉발시킨 뒤의 발언인지라 “정치인 다 됐네”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전 총리의 박심 발언은 내용의 적정성을 떠나 후보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박심이 김 전 총리에게 있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한 효과도 얻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기자들과의 햄버거 미팅도 잡았다. 그것도 오전 9시에 기자들에게 통보한 사실상의 ‘번개 만남’ 성격이었다. 후보의 일정은 전날 저녁에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관례다. 김 전 총리는 30분 남짓 진행된 이 자리에서 “근거가 없는 박심 논란이다. 출마를 제가 타진했거나 그분이 제게 권유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정권에 누구에게 예속되면서 일해본 적이 없다. 누구맨도 누구 사람도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했다.

○ TV토론 경쟁력 자신하는 이혜훈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이 최고위원은 정책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순회경선을 실시하고 토론회도 더 많이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중앙당이 ‘원샷 경선’으로 후보를 뽑기로 결정하면서 다소 실망하는 기색이다.

이 최고위원은 본격적인 TV토론에서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 당원 지지세가 두텁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서울 서초갑에서 두 번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경력을 내세워 당원 표를 결집시키면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고성호 sungho@donga.com·손영일 기자
#새누리당#서울시장 경선#황우여#김황식#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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