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동대표가 개혁공천의 깃발을 들자 곧바로 서울시당은 13일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의 20% 이상을 교체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대폭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다.
개혁공천 카드는 ‘새 정치’의 명분을 살리면서 새롭게 판을 짤 수 있다는 점에서 안 대표와 주류 측이 포기할 수 없는 승부수다. 하지만 당장 친노(친노무현)계에선 ‘말만 개혁공천이지 결국 안 대표 사람 심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주류와 비주류, 친안(친안철수)과 친노(친노무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속으로 끓던 갈등은 광주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폭발했다. 두 곳 모두 안 대표 측 인사가 광역단체장 후보 티켓을 노리는 지역이다.
새정치연합 소속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새 정치 바람을 확산시켜야 한다”며 윤장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안 대표 측근 인사다. 서울시당 이계안 오영식 공동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발 개혁공천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자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이용섭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지분 나눠 먹기’ ‘정치적 야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후보 간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당 선관위는 새정치연합 지지자와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되 2012년 대선 당시 경기지역 연령별 투표율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를 보정하기로 결론 내렸다. 안 대표 측인 김상곤 후보와 옛 민주당 출신 김진표 원혜영 의원의 주장을 절충한 형태다.
친노와 비주류 측은 안 대표와 주류 측이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친노 인사들이 대거 당선된 만큼 공천 물갈이는 곧 친노 솎아내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친노 진영의 좌장 격인 문재인 의원이 12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오찬에서 “개혁공천이란 것도 우리가 실천으로 보여드릴 일이지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는 말로 너무 논란이 안 됐으면 한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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