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교육감 선거 4년 전과 닮은 듯 다른 구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9일 03시 00분


3명 vs 1명… 인물대결? 진영대결?

‘인물 대결이냐, 진영 대결이냐.’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가 보수 3명, 진보 1명으로 압축되면서 선거전이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수 진영은 문용린 현 교육감, 고승덕 변호사, 이상면 전 서울대 교수가 출사표를 냈다. 진보 진영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일단은 후보 난립으로 인한 보수 진영의 표 분산으로 진보 진영 단일후보인 조 교수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10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들의 총 득표는 60%가 넘었지만 6명으로 분산돼 진보 진영 단일후보였던 곽노현 전 교육감(34.3%)이 당선됐다. 한 보수 후보 측 관계자는 “2010년 상황이 다시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표가 분산된다면 아무래도 불안 요소가 매우 커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교육감 외의 다른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다면 사실상 문 교육감 대 조 교수의 양자 대결로 가겠지만 고 변호사와 이 전 교수의 인지도가 비교적 높아 조 교수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특히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진보 세력 결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후보 수와 관계없이 인물 대결로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2010년 선거 당시 후보들과 비교해 이번 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후보들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 본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교육감(21.2%)과 고 변호사(19.9%)는 물론 이 전 교수(7.2%)도 조 교수(6.0%)와 사퇴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3.7%)를 앞섰다. 인물론이 부각될 경우 보수 진보 대결보다는 1, 2위 후보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보수 진영에서 막판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의외로 선거가 싱겁게 끝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고 변호사 측은 “후보 단일화는 정치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성향이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대결이 후보 경쟁력 강화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비교육계 인사인 고 변호사에게 갈 가능성이 높아 사전에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결국 관건은 부동층의 관심이 어디로 쏠리느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39.7%에 달했다. 이들이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어떤 잣대로 후보를 선택할지가 보수 진영 분열에 따른 이해득실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또 최근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학부모들의 마음을 누가 어떤 정책으로 사로잡느냐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방선거#서울교육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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