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2일 공식유세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지방선거 D-1]
홀로 선거구 돌며 운동원 격려… 高 “문용린-박태준측 통화 공개를”
문용린 “대응할 필요성 못느껴”… 조희연 “개인사 논란 옳지못해”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가정사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고 후보는 2일 후보 사퇴설을 일축하고 서울 강남 등 선거구를 돌며 지역 선거 운동원들을 독려하는 데 주력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고 후보 선거캠프 사무실은 평소 북적이던 모습과 달리 이날 오전에는 일부 관계자만 나와 대응책을 논의하느라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오후 8시 이후 본보 기자가 찾았을 때는 캠프 사무실 문이 아예 잠긴 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날 오전 고 후보는 참모진과도 세부 일정을 논의하지 않은 채 홀로 일정을 소화했다. 캠프 관계자는 “선거일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일부 유세 일정이라도 소화하자고 했지만 후보가 ‘유세’라는 표현 자체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면서 “일단 오늘은 조용하게 선거 운동원들을 격려하고 내일 일정을 고민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하자는 게 후보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고 후보는 이날 선거와 관련된 회의는 모두 캠프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후보의 선거사무실에는 관계자 4, 5명이 오전 이른 시간부터 대책회의를 열었다. 공식 유세 일정이 전면 중단된 만큼, 후보 관련 언론보도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유세가 재개되는 상황에 대비해 예비 동선을 짜느라 분주했다. 장소 섭외 등 유세 관련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캠프 관계자는 “한창 탄력을 받던 차에 콱 막혀 답답하고 안타까운 게 사실”이라면서 “내일 하루 남은 유세 기회라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 후보는 3일 오전 일부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서울 강남역에서 퇴근길 유세를 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동 서래마을의 고 후보 자택은 이날 밤 12시까지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었다. 이 집에는 고 후보와 부인 이미경 씨(47) 둘만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주민들은 “선거가 시작되고 난 후에는 거의 자정이 넘어야 두 사람이 함께 귀가했다”고 전했다. 부인 이 씨와 이 씨의 동생은 이날 페이스북과 인터넷 게시판에 고 후보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고 후보는 이날 문용린 후보에게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의 장남 성빈 씨와 통화한 내역을 공개하라”며 계속해서 정치공작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가 우리 측을 고소하려다 하지 않기로 한 것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 통화 내역 등이 공개돼 불리해진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이미 딸인 희경 씨(27)나 박 전 회장 일가 쪽에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루설을 확실하게 부인한 마당에 직접 나설 필요성조차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 단체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 후보는 딸과 박태준 일가를 야합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자신만 살아보려고 한 세월호 선장보다 더 나쁜 파렴치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발을 살짝 뺐다. 조 후보는 지난달 25일 고 후보와 자녀들의 미국 영주권 문제와 이후 아들의 병역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처음으로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조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고 후보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사로운 개인사가 공개되고 교육정책보다 개인사가 사람들의 주목을 더 받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전주영 기자
#고승덕#문용린#조희연#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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