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 눈물 닦아달라” vs 野 “무능한 정권 책임 묻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4일 03시 00분


[4일 선택의 날]
“우리에게 한표를”… 여야 지도부, 부동층 잡기 총력전

표심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6·4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벌어진 막바지 총력 유세전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서청원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부산역 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왼쪽부터). 이날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오른쪽 사진 왼쪽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부산=뉴시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표심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6·4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벌어진 막바지 총력 유세전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서청원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부산역 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왼쪽부터). 이날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오른쪽 사진 왼쪽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부산=뉴시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여야는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총동원해 전국 곳곳에서 마무리 유세를 벌였다. 새누리당은 부산, 대구, 대전, 경기, 서울을 종단하는 이른바 ‘경부선 유세’에 나섰다.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표심 공략을 꾀한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고리로 승부처인 수도권을 집중 공략했다. 》

○ 새누리당 ‘경부선 유세’

새누리당은 부산에서 대구, 대전, 경기를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경부선 유세’를 선거일 전날인 3일 마지막 승부구로 택했다. 강세 지역이지만 낙승을 장담하지 못하는 부산과 대구에서 시동을 건 뒤 초박빙 접전 지역인 충청과 경기를 훑은 것이다. 2012년 대선 마지막 날 유세했던 ‘박근혜 코스’를 비슷하게 밟으며 ‘박근혜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서청원 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부산역, 동대구역, 대전 은행교, 충남 천안버스터미널을 찾아 유세를 펼쳤다.

이 원내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한다”며 “그 출발은 박근혜 정부가 호흡을 같이하는 지방정부를 만드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지방선거에서 지면 ‘국가 대개조’를 추진할 동력을 상실한다”며 박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말도 많이 나왔다. 공동선대위원장들은 지역 유세에서 저마다 “잘못을 속죄하고 정중하게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야당에 대한 공세도 늦추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연이은 사퇴에 대해 강하게 날을 세웠다. 부산과 경기에서 통진당 후보들이 차례로 사퇴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를 내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과 통진당의 묵시적 선거 연대’라고 비판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선거일이 임박한 때 통진당 후보들의 연이은 사퇴는 ‘야합 연대’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년층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도 마지막 선거전에 동참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동대구역 앞 유세에 참석해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바로 옆에서 진정한 쇄신이 무엇인지, 소신을 갖고 정치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웠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년당원들과 함께 500배(拜)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 새정치연합, 수도권 공략

새정치민주연합은 3일 ‘세월호 심판론’을 높이 내걸었다. 마지막 화력은 전체 선거판세를 좌우할 수도권에 집중했다. 세월호 심판론은 사실상 박근혜 정부 심판론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6분 동안 전국의 유세 현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16명을 위한 ‘침묵 유세’를 펼쳤다. 세월호 참사 49일을 맞아 정부여당 심판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마지막 밤 일정도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합동분향소 방문이었다.

두 공동대표는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을 수 없기에 역사와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무능한 국가권력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두 대표는 “이제는 변해야 한다. 낡은 정치는 새 정치로,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은 경청과 소통으로, 정부는 무사안일에서 무한 혁신으로 바뀌고 달라져야 한다”며 “야당도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심판’ 대신에 ‘책임’이란 단어를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당 관계자는 “아직 어느 쪽에 표를 던질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공략해야 이긴다. 부동층을 잡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수도권 최대 격전지인 경기 수원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민 여러분이 가만있으면 안 된다. 가만있으면 세월호처럼 대한민국호도 침몰하고 말 것”이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김 대표는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에 대해,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만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의 무책임에 대해 국민은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앞에서는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면서 뒤에서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려는 세력에 레드카드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 강릉과 속초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한 안 대표는 오후 내내 서울과 경기 일대를 돌며 마지막 지원유세를 진행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지방선거#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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