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최대 접전 지역이었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새누리당의 승패를 갈랐던 최대 요인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의 결집 정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지방선거 및 2012년 대통령선거 때와 이번 선거 결과를 집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데이터 분석 결과다. ○ 경기-인천, 대선 때 박근혜 지지율 근접
2010년 지방선거 때 당선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2012년 대선 때 승리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은 서울 25개 구 득표율의 추세와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13%포인트 차로 패한 정몽준 후보는 양상이 전혀 달랐다.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가 정 후보를 외면한 것이 치명타였다. 오 전 시장이 4년 전 59.1%를 기록했던 서초에서 정 후보의 득표율은 52.3%였다.
정 후보의 득표율을 4년 전 오 전 시장의 득표율과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이 하락한 구는 서초 양천 송파 강동 마포 강남 순이었다. 마포를 제외하고는 서울 내에서 새누리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과 비교해서도 서초 송파 양천 강동 순으로 득표 하락폭이 컸다. 새누리당 지지층 중 상당수가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새누리당이 승리한 경기와 인천의 경우 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득표율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정 후보 참패의 여러 원인 중 박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경기는 44개 기초단체 중 수원시 영통구를 제외한 43개 기초단체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의 득표율과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 득표율의 격차가 ±2%포인트 이내였다. 1년 6개월 전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층이 대부분 남 후보 지지로 결집한 것이다.
인천의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는 연수구를 제외한 9개 구에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못 미쳤다. 그러나 하락 폭을 3%포인트대로 좁히면서 선방했다. 박 대통령의 측근인 점을 내세워 ‘힘 있는 시장론’을 내세운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4년 전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와 비교하면 10개 구 모두 득표율이 올랐다.
특히 4년 전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에게 뒤졌던 동구와 남구에서 8∼9%포인트가 올라 송 후보를 이긴 것이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유 후보가 송도와 청라에 밀려 소외를 느끼던 원도심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 박근혜도 뚫지 못한 충청
세종시 수정안을 막아낸 이후 박 대통령의 강세가 이어졌던 충청지역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이 상징적이다. 충북 13개 기초단체 모두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의 득표율은 대선 때 박 대통령 득표율보다 4.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가장 하락폭이 큰 곳이 옥천이었다.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을 압도적(64.5%)으로 지지했던 옥천 주민들은 윤 후보에게는 47.0%의 지지를 보내는 데 그쳤다.
충남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대선 당시 박 대통령 득표율보다 무려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안희정 후보는 17개 기초단체 중 15곳에서 4년 전보다 많이 득표할 정도로 현역 프리미엄을 누렸다.
대전 역시 6개 구 모두 박 대통령 대선 득표율보다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의 득표율이 낮았다. 자신의 지역구인 대덕에서도 대선 때보다 1.2%포인트 적게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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