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7·30 재·보궐선거 경기 수원정(영통)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전략공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유일 선거구이자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동작을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차출하기로 방향을 잡고 김 전 지사와 본격적인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는 불출마를 시사했었다.
새누리당은 경기 평택을 등 일부 지역구는 ‘지역 일꾼’을 내세우는 반면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 등 대도시 지역은 ‘중진’을 차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채택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임 전 실장에게 경기 수원정 출마를 권유하기로 결정하고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했다. 한 공천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삼성 등 기업과 경제에 밀접한 수원정에 경제전문가인 임 전 실장이 나서면 당의 승리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당에서 간곡하게 요청을 했으며 임 전 실장도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2일 당 차원에서 임 전 실장 수원정 전략공천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임 전 실장도 이날 오전 당사에서 갖기로 했던 ‘부당 공천배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1일 심야에 취소했다.
서울 동작을도 김 전 지사 영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천위 관계자는 “김 전 지사에게 출마해 달라는 공천위의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면서 “당이 어려울 때 대중성 있는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뜻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공천위는 지난달 30일 경기 평택을 후보로 등록했던 임 전 실장을 경선에서 배제하면서 공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임 전 실장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이어 “특정인만 배제하고 경선을 진행하는 건 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모신 장관과 비서실장이기 때문이었는지 당 공천위에 묻고 싶다”며 재심을 요구했다.
공천 논란이 확산되자 윤상현 사무총장은 1일 공천위 회의에서 “공천심사에서 친이(친이명박)계라고 해서 배제하지도 않고 친박(친박근혜)계라고 해서 선택하지도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7·14전당대회 진행 과정에 혁신 어젠다를 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준석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전투구식 전당대회 진행을 전면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이 원칙으로 자리 잡았지만 7·30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혼란과 잡음이 일고 있다”며 “당권 주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 정부 인사 난맥에 대한 대안 제시 △당직자 및 선거 출마자 도덕성 검증 △당청 관계에서 당의 위상을 강화할 방안 등을 전당대회 후보자들에게 공개 질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준석 혁신위’가 전당대회와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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